[이병창의 경제칼럼] "저가 커피의 반란, 메가커피가 남긴 경영 모델의 경고!"
◆ 저가 커피의 반란, 메가커피가 남긴 경영 모델의 경고!
지난 한 해,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이하 메가커피)가 한국 커피 시장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한 잔 1,5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팔아서 프리미엄 브랜드 스타벅스보다 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믿기 어려워했지만 이는 단순한 ‘저가 전략’의 성공을 넘어선 구조적인 이야기입니다.
이 칼럼에서는 메가커피의 수익 구조와 그 이면의 문제점, 향후 프랜차이즈 산업에 주는 시사점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싼 게 비지떡?”… 아니었습니다
2023년 메가커피의 영업이익은 1,076억 원, 영업이익률은 무려 21.7%에 달했습니다.
같은 해 스타벅스코리아의 영업이익률은 6.1%에 불과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메가커피는 싸고 양도 많고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본사는 스타벅스를 뛰어넘는 수익성을 기록했습니다.
이쯤 되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무색해집니다.
메가커피는 ‘싸게 팔고도 많이 남기는 구조’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2. 비결은 단순했습니다 : 가맹점 중심 구조
수익성의 핵심은 사업 모델입니다.
스타벅스는 전국 2,000여 개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합니다.
반면 메가커피는 전국 3,500개 중 20개 정도만 직영점, 나머지는 모두 가맹점입니다.
이 차이가 무엇을 의미할까요?
직영점은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큽니다.
반면 가맹점은 본사가 원두·자재 공급, 가맹비·교육비 수취, 로열티 수입 등을 통해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매장이 늘수록 본사 수익은 커집니다.
실제로 메가커피는 가맹점에 원두와 재료를 팔아 지난해에만 4,672억 원의 상품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1,200억 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그에 비해 상품 원가 상승폭은 626억 원에 그쳤습니다.
즉, 가맹점 수익보다 본사 수익이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3. 본사의 고수익, 가맹점주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기까지 보면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익의 분배 구조입니다.
가맹점주의 초기 투자비용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2022년 약 6,679만 원이던 초기 투자비는 2023년 7,422만 원으로 늘었습니다.
올해는 가맹비가 1,000만 원, 교육비가 500만 원입니다.
광고비도 본사와 가맹점이 반씩 부담합니다.
반면 가맹점의 수익성은 정체 상태입니다.
3.3㎡당 평균 매출은 2021년 2,025만 원 → 2023년 2,090만 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습니다.
즉, 본사 이익은 급증하고 있지만 가맹점 수익은 거의 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4. 배당은 넉넉히, 점주는 수익창출에 어려움?
본사는 벌어들인 이익 대부분을 배당금과 투자자 상환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2023년 순이익 814억 원 중 382억 원(약 47%)을 배당했습니다.
전년도에는 순이익의 89%를 배당했고, 2021년에는 100%에 가까운 순이익을 배당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2년간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통해 250억 원을 투자자에게 상환했습니다.
이런 구조는 결국 브랜드 성장의 열매가 경영진과 사모펀드(PEF)로만 집중되고 있다는 비판으로 이어집니다.
5. 저가 전략의 명암
메가커피는 분명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모델의 교과서적인 성공 사례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적 수익성과 장기적 브랜드 가치의 균형을 놓친다면 성공의 그림자도 짙어질 수 있습니다.
가맹점의 희생 위에 세워진 고수익 구조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본사가 성장하려면 가맹점주도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소비자는 점주의 미소를 기억하지 본사의 수익률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부 프랜차이즈는 본사 이익에만 집중하다가 가맹점주 반발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된 사례도 있습니다.
6. 가격 인상… 돌파구인가, 시험대인가
메가커피는 최근 출범 10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1,500원에서 1,700원이 됐습니다.
이는 원재료·물류비 상승때문이라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가 커피’의 매력이 약해지는 순간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인상은 수익 구조와 브랜드 전략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가 정책을 유지하면서도 점주와 소비자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경영 모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7. 결론 : 성장의 다음 단계는 ‘공존’
메가커피의 성장은 놀랍습니다.
하지만 이익은 숫자일 뿐 브랜드는 사람의 마음에 남는 것입니다.
지속 가능한 프랜차이즈는 본사, 가맹점주, 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균형 구조에서 시작됩니다.
앞으로 메가커피가 ‘싸고 좋은 커피’에서 나아가
‘모두가 만족하는 커피’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그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